INSTALLATION VIEWS
얼음같은 눈동자로 나는 커가고, 누구도 다가갈 수 없는 악취 풍기는 보석
Casper Kang
July 8 – August 27, 2023
ARTWORKS
전시소개
캐스퍼 강은 고전적 도상들을 세밀하게 병치시키는 작업에서 기표적 작업으로 변화해 나갔다. 그러한 작업들은 현재에 도달해 물성을 해체하는 방식으로 표현되고 있다. 그는 초기의 정교한 구성에서 벗어나 형상을 해체하고 재 조합하는 과정을 거쳐, 한지의 물성을 실험하는 작업에 도달하였다. 이 작업은 물성을 비워내는 과정에 대한 것인데, 태우기, 그을리기, 파쇄, 표백, 찢기, 해어짐 등의기법적 행위와 한지에 아크릴 물감이나 대리석, 콘크리트, 옻칠, 분채, 자개 등 다양한 재료를 결합하는 질료적 행위로 한지의 물성 자체를 해체하는 실험을 이어오고 있다.
한지는 변형과 타 물성과의 결합에 용이한 질료이다. 그는 이러한 지점에 몰두하였고 한지를 연소시킨 조각들을 캔버스에 부착하거나 겹겹이 쌓은 한지의 틈을 갈라 그 틈새를 노출하고, 콘크리트와 같은 물성 위에 한지를 접합시키고 한지를 완전히 해체해 반죽한 후 대리석 가루나 분채를 섞어 새로운 질감을 만들어내기도 하며, 한지 위에 옻칠을 하거나 자개를 부착하는 등 이질적인 조합을 시도하였다.
그의 작업 프로세스가 지니는 재귀구조는 그의 세밀하고 통제되어 있는 감각에 생명력을 불러일으킨다. 작가는 통제성과 우연성의 경계를 평면에 새겨 넣는 것이다. 이는 물질의 자율성에 관한 실험이기도 하다. 캐스퍼 강은 그의 조형과 과정에 모든 의미 자체를 배제한다.
이 두 행위적 선택의 사이에선 한 공간이 발생한다. 이 지점은 회화의 구조에 대해 관조하게 하며, 감상자의 감정적 공명을 불러일으킨다. 그의 작품은 통제된 구성안에서 물질의 해체로 인해 예측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조형이 결정되는데 이것은 인간사를 관통하는 주제와 맞닿아 있는 것이다.
캐스퍼 강은 모더니티 안에서 고유의 특성을 드러낼 수 있는 조형미를 선사하는 작가이며 갤러리구조는 이 지점을 주목하였다.
_KUZO